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의류 판매 아르바이트로 마케팅을 배우다
    N잡러 후기 2021. 2. 4. 07:29

    2016년 버커루에서 옷 판매 알바를 1년 정도 했던 적이 있다.

    그때 옷을 잘 팔기 위해 썼던 방법들이 마케팅이라는 걸 알게 된지는 얼마 안 되었다.

    그 중 가장 잘 통했던 방법 4가지를 적어보려 한다.

     

    0. 내가 먼저 상품을 사랑하기

    나는 내가 파는 옷에 애정이 없거나 예쁘다고 느껴지지 않으면 자신감이 훅 떨어졌다.

    나조차도 이 옷이 예쁘게 느껴지지 않는데, 또 우리 상품이 강점이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데,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권하고 판매까지 유도하겠는가. 

     

    그래서 그런 옷들은 색상과 사이즈, 소재, 디자인을 찬찬히 뜯어보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으려 노력했고

    내가 먼저 입어보고 핏팅된 모습을 거울을 통해 보고 사진도 찍었다.

    이렇게 내 마음에 들면 그 이후에는 손님들에게도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었다.

     

    1. 고객에게 다가가는 속도

    알바 1주일차에는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면 무조건 빠르게 다가갔다.

    "어떤 종류 찾으세요?" "이번에 잘 팔리는 상품이 이거예요."

    이러면 백에 백은 도망갔다. 눈치를 보고 다가가는 속도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처음부터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는 고객 : "매장에 들어와서 일자청바지있어요?" 이런 식으로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고객이다. 이런 고객들은 찾는 게 명확하고 시간을 아끼고 싶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다. 이 경우 사이즈나 색상, 핏 등을 파악해서 3가지 정도 보여드리고 핏팅을 하게 도와드리면 된다. 찾는 게 명확하기 때문에 입어보고 마음에 드는지 여부에 따라 대부분은 살지 말지 결정한다.

    찾는 스타일이 있지만 점원에게 말하지 않고 그 제품이 있는지 둘러보는 고객 : 마음 속에 '전에 길거리에서 본 베이지색 니트 예쁘던데 없나..' 하며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는 고객이다. 점원한테 물어보기는 부끄럽기도 하고, 나한테 비슷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다른 제품을 추천해주면서 팔려고 할까봐 부담스럽다. 이런 고객은 다가가지 않고 멀리서 지켜보다가 옷을 집어들거나 나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내면 천천히 다가가서 부담스럽지 않게 응대하면 된다.

    아이쇼핑만 하고 싶은 고객 : 돈은 없지만 옷 구경을 하고 싶고, 약속시간까지 시간을 떼우려 들어온 옷 살 생각은 없는 사람들이다. 다가갔을 때 제일 빨리 나가고 판매 성공율이 가장 낮다. 이 유형의 고객들은 들어올 때부터 점원 눈치를 엄청 보거나 아예 무시한다. 들어올 때만 멀리서 인사하고 접근하지 않는 게 좋다. 아아아주 가끔 필요했다거나 꽂힌 제품을 사가는 경우는 있다.

     

     

    2.고객군별로 다른 방식으로 상품 추천하기

    수십명의 고객들을 접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저렴한 행사상품을 선호하는 고객: 행사상품이 모인 매대를 보여드리고, 다양한 상품을 양적으로 많이 추천하여 전체 결제 금액을 높였다. 단 행사상품은 초반에는 재고가 많지만 갈수록 부족해지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색상과 사이즈, 핏 등을 미리 질문을 통해 파악해두는 게 좋다. 

    비싸더라도 고품질을 찾는 고객: 미리 소재를 공부한 후 다른 경쟁사에 비해 뛰어난 점을 어필해서 판매 성공률을 높였다. 아우터류나 프리미엄 라인은 객단가를 확 높여주기 때문에 행사상품 여러 장을 판매하는 것보다 이런 고객 1명에게 판매하는 게 매출 증대에 훨씬 효과적이다.

    우리 브랜드의 팬, 충성고객: 충성고객은 버커루라는 브랜드에 원래 애정을 가진 팬 고객일 확률이 높다. 이들은 방문하면 구매해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신제품 위주로 보여드리면서 벨트, 가방 같은 연관 상품을 묶어 판매해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3. 고객을 지갑이 아닌 관계로 대하자

    버커루 다음으로 아동복 매장에서 3개월 정도 일했던 적이 있다.

    그 매장은 유독 단골 손님이 많았는데, 매니저님이 고객들을 진정성있는 관계로 대했기 때문이다.

     

    매니저님은 엄마였기 때문에 고객들(아동복 매장을 주로 찾는 고객은 엄마였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마진이 많이 남는 옷보다는 튼튼하고, 실용성 있는 옷들을 위주로 판매했다.

    조금이라도 하자가 있거나 보풀이 잘 발생하는 옷은 전체 반품처리했고 아예 팔지 않았다. 

    이렇게 양심적으로 장사하니 재방문하는 손님들이 많았고, 아이 옷을 살 때면 다시 이 매장을 찾곤 했다.

     

    그 때 배운 점은 고객을 수익을 남겨먹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 또 진심 담긴 마음과 그에 맞는 추천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여기에서 마친다.

Designed by Tistory.